고전 시작 - 누구나, 오늘부터, 쉽게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지금은 우리에게 ‘고전력’이 필요한 시대

“고전은 살아갈 힘을 주는 언어의 보물창고다”

일본 최고의 교육학자 사이토 다카시의 고전으로의 초대



“고전은 음식으로 치자면 현미밥과 마른 오징어를 닮았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고전을 읽으면 ‘읽는 턱’이 단련된다. 인생의 한 시기에 이러한 턱 훈련을 하면 평생 ‘정신의 영양’에 부족함이 없게 된다.” (본문 중에서)

눈앞에 쌓여 있는 문제가 산더미 같아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혹은 정치에 실망해서 무기력함을 느낄 때. 아니면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 이런 때일수록 인류가 쌓아 온 지혜가 도움이 된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남겼던 걸까. 이것이 지금 고전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다.

하지만 ‘고전’이라는 단어에서 거부감을 갖는 현대인이 많은 게 사실이다. 어렵지 않을까. 무엇을 읽어야 할까. 어떻게 시작하는 게 맞을까. 이런저런 생각 끝에 시작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고전 시작 : 누구나, 오늘부터, 쉽게》(이하 《고전 시작》)은 딱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국내에도 많은 저서가 출간되어 있는 일본 최고의 교육학자 사이토 다카시는 《고전 시작》에서 고전이 가진 무한한 힘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고전을 읽는 여러 가지 방법과 함께, 공자와 괴테 등 선인들이 고전을 활용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여기에 고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총 50권의 책을 선정해 작품들의 내용과 의의를 설명한다.




고전에게 쉽게 다가가는 기본 스텝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게 능사는 아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고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독서 방법과 좀 다른 방법을 취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총 10가지 고전을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전체를 다 읽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맥스만 읽는다거나 단편적인 부분만 선별해 읽으라는 지침은 고전 읽기의 부담감을 덜어 주는 신선한 발상이다. 이밖에 한 권을 몇 달 혹은 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일과로 삼아 일정한 시간에 읽는다거나, 그냥 눈으로만 읽지 않고 소리 내어 읽는 방법도 알려 준다. 이는 저자 자신의 경험이나 실제 있었던 이야기가 곁들여져 굉장히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부터 시작하는 방법이나 읽으면서 인용할 만한, 기억할 만한 문장을 찾으면서 읽는 방법 등 고전과의 거리감을 좁히기에 좋은 여러 노하우가 소개되어 있다.

‘이렇게 좋은 것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아닌, ‘이렇게 좋은 것을 이렇게 같이 공유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고전 시작》의 핵심이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으로.




고전을 내 삶에 들이기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고전’은 비단 우리에게만 고전이 아니었다. 저자는 우리보다 먼저 고전의 힘을 찾아 그것을 잘 활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고전 읽기를 독려한다.

제자나 자식을 가르침에 있어 《시경》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 《논어》 속 공자의 에피소드는 인생에서의 고전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괴테의 생생한 고전 사랑이 담겨 있는 에커만의 저서 《괴테와의 대화》도 소개한다. 괴테는 말의 아름다움과 창의력, 통찰력, 자기 개발의 기회를 단테, 셰익스피어, 몰리에르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괴테처럼 대단한 사람도 그 재능의 원천은 고전과의 만남이었음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자는 지금 당장 우리도 가능한 그 만남을 주선한다.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고전 50권에 대한 선정은 기원전 작품부터 불과 몇 십 년 전 작품까지 시대를 따지지 않았고, 소설부터 자서전까지 장르도 가리지 않았다. 여기에 소개된 책을 전부 읽을 필요는 없다. 자신의 마음이 동하는 작품 하나만을 골라 클라이맥스만 읽어도 된다.

만남에 대한 추억이 저마다 다르듯, 나름의 고전 읽기를 통해 다르게 변화한 자신을 만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