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뒤뜰

정가 : 15,000

작가명 : 김연정

출판사 : 도화

출간일 : 20191025

ISBN : 9791186644959 / K47263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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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후의 뒤뜰



일상속의 시간을 담담하게 다루면서도 존재의 견딜 수 없는 모순과 불안을 감싸 안아 온 김연정 작가가 세 번째로 묶은 작품집이다. 이번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들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배경과 소재로 한다. 그러나 한갓진 일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평소와는 전혀 다른 낯선 감정의 상태로 전환되고, 작지만 강렬한 이야기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친다.



이 소설은

일상속의 시간을 담담하게 다루면서도 존재의 견딜 수 없는 모순과 불안을 감싸 안아 온 김연정 작가가 세 번째로 묶은 작품집이다. 이번 작품집 『오후의 뒤뜰』에 수록된 작품들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배경과 소재로 한다. 그러나 한갓진 일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평소와는 전혀 다른 낯선 감정의 상태로 전환되고, 작지만 강렬한 이야기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친다.

지하철 안에서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훔쳐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달로 가는 사다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을 법한 일상적 상황이다. ‘나’가 일상을 떠나 도달한 곳은 50년 전 소규모 출판사 편집부이다. 소설은 ‘나’가 그곳에서 머물면서 관찰하고 경험했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회상하면서 전개된다. 그 편집부에서는 ‘나’를 포함하여 여러 개성적인 인물들이 한 편의 시트콤을 벌인다. ‘나’는 작문 텍스트까지 거쳐 나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으로 부푼 꿈을 꾸었지만, 실상은 사진이나 그림 자료를 찾아오는 편집보조에 불과하고, 더 정확히는 ‘오징어 다리 사 오는 심부름’을 하는 ‘꼬마 김양’으로 불린다. 일보다 회식에 더 열성적인 ‘치고이네르바이젠’ 신봉자 최 선생, S대 사학과 출신으로 현재 자신의 처지에 자괴감을 느끼는 좌파 성향의 김 선생, 영문과를 중퇴하고 얼굴이 못생긴 노처녀 미스 정 언니, 자신이 쓴 시가 한 번 호평받자 무작정 상경한 대책 없는 송 시인, 어엿한 등단 소설가이자 부도직전의 출판사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묵묵히 이끌어가는 편집장 등은 그곳에 머물렀던 몇 개월간의 추억을 빛내주는 훌륭한 조연들이다. 이 각각의 인물들은 50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독자 바로 곁에서 옥신각신 좌충우돌 살아있는 느낌으로 다가와 소설적 상황에 빠져드는 몰입도가 으뜸이다. 이 매력적 인물들이 펼치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는 소년 이현수의 꿈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소년의 꿈 이야기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달이라는 꿈, 그곳에 오르기 위한 사다리의 비유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나’가 50년 후의 이현수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하는 궁금증 속에서 실제와 허구 사이의 긴장, 일상과 상상 사이의 긴장, 사다리 아래 세계와 달나라 사이의 긴장이 선명한 반짝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하여 숨」은 지루한 일상이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하다면 어떨까? 하는 공상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일요일 외출 준비 중인 주인공이 맞이하게 되는 우발적 상황이 폐소공포증과 결합하여 극적 긴장을 연출한다. 단편 소설 특유의 응집력 있는 서사가 인상적인데다 일상적 소재와 기발한 상상을 아찔하게 결합하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주인공이 욕실에 갇혀 자신을 구조해줄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다가 결국 포기할 때 밀려오는 서글픔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은 이 소설의 독창적인 반짝임이다. 또한 ‘나’의 심리 상태를 서술하는 직관적이고 실감나는 표현방식이 돋보인다. 단순히 ‘나’의 구출 여부에 관한 의미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는 일상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온 절대적 고독, 그리고 고독의 끝에서 자리하고 있을 죽음에 관한 암시까지, 그저 고요한 물속에 누워있는 ‘나’의 모습을 통해 한꺼번에 전달되고 있다.

「차표 한 장 손에 들고」는 ‘나’가 어머니 기일에 큰언니네 집에 갔다가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 오면서 부모님과 형제를 추억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소설집에 수록된 여러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손에 잡힐 듯 생생히 형상화 된 인물이다. 소설은 여러 형제자매가 어머니를 추억하고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소설의 결말은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이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그리운 어머니 품에 안겼다가 다시 쓸쓸한 세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일상적 삶의 무게를 다시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한바탕 수다를 떨고, 함께 웃고 울었기에 그들의 앞길은 희망적이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삶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작은 희망을 찾아낸 자의 당당한 걸음걸이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다정큼나무 꽃이 피면」은 소설 창작 교실이 배경이다. 회원이 한 스무 명 되고, 젊은 시절부터 글을 향한 욕구는 있었으나 마음껏 뜻을 펼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창작욕을 불태우는 곳, 그곳에서 소설가인 ‘나’는 회원들에게 소설 창작법을 가르친다. 회원 가운데 하나인 이현아가 말기 폐암 선고를 받으면서, 소설 창작 교실이라는 작가의 평범한 일상적 공간은 낯설고 충격적인 감정의 격랑으로 소용돌이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는 이현아가 소설을 완성하는지 완성하지 못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녀의 ‘목구멍 너머에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불덩이’를 결국 토해냈다는 사실, 드디어 자기 고백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한다. 울분의 덩어리를 토해내는 진실한 고백이야말로 소설 쓰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일상을 넘어 아찔한 상상력의 모험을 벌인 끝에 도달한 창작적 모색의 결론인 것이다.

「봄에 홀리다」는 내용의 대부분이 주인공 ‘나’가 집 주변 개천을 산책하면서 떠올린 다양한 사색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조금 더 찬찬히 살펴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일상적인 변화가 감지되는데, 가장 뚜렷한 지표는 손자 지민이의 상태다. 처음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걱정하던 손자가 오리 가족을 보면서 말문이 트이고 나중에는 ‘나’와 함께 개천가를 산책하기에 이른다. 이 소설은 지극히 익숙하게 지나쳐 예전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사소함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작은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이 일상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쉬운 방법을 알려 준다.

『오후의 뒤뜰』에 수록된 여러 작품은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비약하는 상상력으로 건져 올려 삶의 엄숙과 비애와 평화를 온몸에 가득 받아들이도록 독자들을 이끌어 근원에 관한 진지한 성찰에 다가가도록 한다.

목차

달로 가는 사다리 · 7

그리하여 숨 · 47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 81

다정큼나무 꽃이 피면 · 121

봄에 홀리다 · 159



해설 _ 일상 속 작은 희망을 찾아서 · 195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서울로 이사했고 2002년 단편소설 개구리밥이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선글라스를 벗으세요> <겨울정원>이 있고 2013년 단편소설 지금 만나러 간다가 <문학의식>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소설집 <겨울정원>이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
2019년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글지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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